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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각40

메모의 기술 나는 회의나 책, 강의를 볼 때 짧은 단어를 빠르게 기록하는 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보면 불규칙한 단어의 나열 같지만, 나는 그 단어를 보면 1시간의 회의 내용을 순간적으로 재조합해 낼 수 있다. 이 방법은 보고서를 쓸 때도 유용한데 하나의 단어로 서너 줄을 끌어낼 수 있게 된다. 메모 자체를 요약본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러면 어차피 안 본다. 메모는 내것으로 만들기 위한 도구이고 대부분 한 번 쓰고 버린다. 이미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필요할 경우에만 블로그나 기타 매체에 기록을 남긴다. 시간이 지나면 남을 것은 남고 버려질 것은 사라진다. 이건 암기와 다르다. 암기는 나열된 것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것이다. 메모는 집어 넣고(Input) 나를 통과해서 뱉어내는 것(Outpu.. 2023. 7. 29.
자신 있게, 네 마음대로 KBS Kpop 유튜브 채널에 가수 이무진이 진행하는 '리무진 서비스'라는 코너가 있다. 여기에 요즘 가장 핫한 그룹 뉴진스의 하니가 출연했다. 몇 달 전 '루다의 댄스 연구소'라는 채널에서 뉴진스의 안무를 분석한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xnExSBcFt10)이 떠올랐다. 영상에서 이무진은 동작이 딱딱딱! 맞고 그런게 아니고 "와 하나처럼 움직인다"는 아닌데 되게 하나처럼 움직인다는 느낌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런 뉴진스만의 느낌이 연습을 가능한 것이냐고 물었다. 하니는 안무 연습을 하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하나처럼 보여야 하는데 동작은 맞추면 안 된대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멘붕이 왔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일까 하면서. 그러면서 뉴진스의 맴버들이.. 2023. 1. 21.
ChatGPT의 등장과 애드센스 광고 시장의 예상 변화 더 빨리 답을 알려주는 ChatGPT ChatGPT가 등장하고 누구나 쉽게 체험해 볼 수 있는 사이트(https://chat.openai.com)가 열리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정해진 농담따먹기를 하는 심심이나 세상 멍청한 금융권 앱의 챗봇과는 수준이 달랐다. 여전히 구글 검색이 유용하지만, 비교적 정답이 명확하고 여러 의견을 종합하여 정리할 수 있는 답변의 경우 ChatGPT는 엄청난 효용을 보여준다. 현재의 ChatGPT는 GPT-3.5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GPT-4가 나오면 그 성능은 3.5와 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점점 더 내가 원하는 결과를 빨리 얻게 되는 것이다. ChatGPT는 무엇을 먹을까 ChatGPT는 우리가 매일 매일 생산해 내는 콘텐츠를 먹고 자란다. 더 먼 미래에.. 2023. 1. 21.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배우는 창업 노하우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이 얼마 전 끝났다.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 수술 장면이나 상황 등의 고증은 뛰어났지만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를 지나치게 이성적으로 그렸다는 것이다.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인터뷰 과정에서 듣기 좋은 이야기를 모아 구성하다 보니 병원 판타지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 '판타지'에 대한 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가 연출한 '응답하라'부터 '슬의생'까지 그 중심에는 '좋은 사람들의 집단'이라는 판타지가 있었다. 몇 가지 단상을 메모해 본다. 판타지 판타지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는 설명이 나온다.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 자기만의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판타.. 2020. 6. 9.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1화, 박새로이는 재벌 2세 장근원이 같은 반 친구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말리다 장근원에게 주먹질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양쪽 아버지가 학교에 불려 온다. 재벌 회장인 장대희는 박새로이, 그리고 그의 아버지이자 자신 회사 직원인 박성열에게 말한다. 사과하고 무릎 꿇으면 용서하겠다고. 박새로이: 잘못했습니다. 벌받아야죠. 하지만 장근원에 대한 사과는 할 수 없습니다. 하나도 안 미안하거든요. 장대희(장근원 아버지): 퇴학을 당하더라도 무릎을 못 꿇는다? 박새로이: 그게 제 소신이고 저의 아버지 가르침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장대희: 하아, 피곤하게 됐구먼. 이렇게 되면 나도 어쩔 수가 없겠는데. 박 부장 자네 생각은 어때? 왜 가만히 있어. 박성열(박새로이 아버지): 세상을 사는 법을 .. 2020. 3. 27.
"마음먹었으면 그 마음에 충실해" 2화 중 구속된 박새로이를 찾아간 오수아는 과거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한다. 박새로이는 오수아의 고백을 듣고 이해와 호의를 표현한 뒤, 이렇게 말해 준다. 마음먹었으면 그 마음에 충실해.. 대부분의 선택은 쉽지 않다. 자신의 결핍과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선택지로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정을 심사숙고한다. 어떤 선택이 나은 것이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선택을 했다면 남은 것은 노력뿐이다. 그것만이 옳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일단 결정을 했다면 잘한 것인지 생각하는데 시간을 쓰지 말아야 한다. 그런 쪽으로 계속 마음이 쓰인다면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았거나, 자신이 그런 종류의 인간일 가능성이 높다.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선택의 반대급부로 .. 2020. 3. 27.
위로 20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인터넷 포털은 며칠 째 바이러스 뉴스로 한가득이다. 확진자가 추가될수록 공포도 커진다. 지하철, 버스, 거리에도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정류장에 버스가 이미 와 있다. 열심히 뛰어 버스에 올랐다. 헐떡임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숨을 꽉 막고 있는 마스크 때문이다. 심장이 뛰는 횟수를 셀 수 있을 정도로 쿵쾅댄다. 버스 안과 밖의 기온차 때문인지 뿌옇게 변한 안경이 답답하고 좀 부끄러운 기분이 들기도 한다. "좀 있으면 괜찮아지겠지.." 얼마나 지났을까. 몇 정거장이 지나도록 안경의 김서림이 가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처음엔 여기저기 윤곽 정도는 보였는데 몰아 쉰 숨 때문인지 창 밖 풍경도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닦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는 사이 쓱 쓱 스.. 2020. 2. 6.
슬럼프에 빠져 있던 날들 유난히 쌀쌀한 아침이다. 마스크 틈새로 스멀스멀 오르는 입김이 안경알을 뿌옇게 한다. 밖으로 나오니 따뜻해진 햇볕을 못살게 굴기라도 하는 듯 바람이 차고 세다. 청바지 안으로 관절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진다. 몸은 정직하다. 요즘은 슬럼프가 무엇인지 처음으로 체감하는 중이다. 의욕은 어렵게 생기고 빠르게 사라진다. 불안과 초조함은 3분 짜리 가십에 자꾸 나를 던져 넣는다. 원래는 긴 활주로였고 잘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바탕 모래바람과 폭풍우가 일었고 출발과 끝, 과정이 모두 엉망이 된 느낌이다. 삶은 작은 점 하나를 찍는 과정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 1차원 평면의 삶이 느닷없이 3차원으로 바뀐 것 같다. 지금까지 1차원을 점을 찍으며 2차원의 삶을 살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 2020. 2. 4.
당신 덕분에 전화 목소리로도 기분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사는 것이 고단해도 바닥을 치고 힘을 내볼 수 있는 여력은 거기서 나오지 않나 싶다. 그런 관계가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음은 물론이다. 대가없이 이해하고 호의를 배풀어주는 관계는 보잘 것 없는 방을 가득 채우는 햇살이다. 무심하지만 다정했던 체온은 삶의 이유로 충분하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 밤이 내리면 벽돌 한 장 쓸쓸하지 않은 것이 없다. 어차피 내일은 오지만 어쨌든 지금은 춥고 어두운 밤이다. 매일 걷던 길도 때론 쓸쓸해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목구멍을 넘기는 밥이 이렇게 하기싫은 일처럼 느껴지던 때가 있었던가.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라고 느껴지면 걸음을 멈추고 울고 싶을 때도 있다. 그렇게 실컷 울다 비벼 닦은 눈물은 버쩍 .. 2020. 1. 30.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 글은 대부분 재미가 없다. 남에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생명을 잃는다. 좋은 글은 내 생각과 경험이 독자의 필요와 만나는 글이다. 독자의 필요는 지식일 수도, 영감일 수도, 문장의 아름다움일 수도 있다. 내가 잘하는 구간이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써보고, 반응을 보고, 다시 쓰는 것뿐이다. 꾸준함은 깨어있을 때 동작한다. 매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조심스런 마음이 앞선다. 마치 깨끗한 방에 홀로 남겨진 느낌이다. 성장의 욕구와 유지의 강박이 충돌한다. 일단 방을 어질러본다. 어질러진 방은 때론 마음의 안정을 준다. 지금 나의 시도가 현상을 망치지 않기 때문이다. 뭐가 되었든 좋다. 한 글자 먼저 눌러야 변화가 생긴다. 지금 이 블로그는 나에게 어.. 2020. 1. 18.
나는 나의 무엇을 팔 수 있을까 "아빠 오늘 회사 안 가?" 어쩌다 쉬는 날이면 아이들도 금세 뒤틀린 일상을 눈치 챈다. 평범함이 깨졌다는 생각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돌아갈 곳이 있으며 출근하고 퇴근하는 하루의 반복이 주는 평화로움이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다. 문득 회사를 뺀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본다. '베이스캠프 없이 산을 오를 수 있을까', '나는 나의 무엇을 팔 수 있을까'. 질문과 답이 뒤엉켜 풀 수 없게 된 생각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창 너머 거리를 본다. 분주하고 여유로운 사람들은 각자 길을 가고 있다. 껌뻑이는 점멸 신호는 역할을 하는 둥 마는 둥 늘 그 자리다. 회사는 상당히 괜찮은 갑옷이다.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해주고, 좋은 무기로 최대 효율을 끌어내도록 돕는다. 사회적 정체성을 형성하기도 하며 무형의 신용을 만.. 2020. 1. 14.
특별한 재능이 없는데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신사임당 채널의 '재능 없어도 돈 벌 수 있다? (ft.렘군) [돈,열정,부자,동기부여,끈기]' 영상에 관해 메모한 글입니다. 본 글의 메모는 저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것이므로 하단의 원본 영상(하단) 시청을 추천드립니다. 특별히 할 줄 아는 것, 전문적으로 더 잘하는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내가 가진 능력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생각해볼 만한 큰 화두를 여럿 던지는 영상입니다. 미국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의 글 Do things that don't scale과 일맥상통하는 면도 많아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뭔가 해야지 하고 결심만 하거나 망설이고 있는 분이라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__ 무엇을 할 것인가 과거가 아닌 현재의 나에게 좀 .. 2019. 10. 9.
유튜브, 제2의 바보 상자가 되지 않으려면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입니다. 공중파에서만 볼 수 있던 유명 연예인들이 종편 채널에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 올립니다. 관심 있고 배우고 싶은 분야의 영상도 즐비하기 때문에 굳이 돈을 들여 학원이나 다른 교육기관을 찾을 필요성도 많이 줄었습니다. 이렇게 훌륭하고 질 좋은 콘텐츠가 즐비하니 자동 재생되는 영상을 듣고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양질의 콘텐츠라 할지라도 시청자 자신이 의식하고 보거나 듣지 않으면 당시에는 크게 공감하고 도움을 받은 것 같다가도 다음 영상이 재생될 때쯤이면 모두 사라져 버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만 남을 뿐 알맹이는 없는 것입니다. 마치 책을 사면 그 지식이 모두 내것이 된 것 같.. 2019. 10. 9.
오늘 하루 어땠나요. 갑자기 글쓰기가 두렵던 때가 있었다. 아니 굳이 글쓰기라 특정지을 필요는 없겠다. 상실의 시기엔 무엇인들 그렇지 않겠는가. 그러는 사이 찬란했던 봄이 지났고, 설레는 맘은 기억 속으로 잊혔다. 뜨거운 여름이 오기도 전에 괜히 겨울 걱정이 된다. 고질병이다. 어쩌면 이번엔 더 현실적이라는 점은 좀 달랐달까. 다시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계절을 맞지 않았으면 했던 바람은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있다. 달리 할 말이 없다. 굉음을 내며 돌아가는 중고 냉장고의 소리가 없었다면 시간이 가는 것조차 몰랐을지 모른다. 초록의 잎은 밤의 가로등 아래선 환상적이다. 저 모습이 영원할 것 같아 나는 그렇게 초초하게 게으름을 피웠나. 몇 번의 소나기가 내리고 맑은 하늘이 왔다 가면 어느새 낙엽이 질 것이다. 사람들은 오늘 어떤 .. 2019. 9. 26.
눈물샘 “새 울음소리가 들려” “새는 눈물을 안 흘려. 그러니까 짖는 거지” 이런 대화를 듣고 있다 보니 좀 우습기도 하고, 새가 정말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하는 괜한 궁금증도 일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지는 감정, 그러니까 울음 안에서 발산되는 슬픔과 기쁨을 대표로 하는 아픔, 그리움, 미안함, 행복함, 감격 따위의 수많은 감정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걸까 생각했다. 확실한 것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울지 않는 것이 아니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어쩌면 매일 우는 새를 곁에 두고도 눈물샘이 없다 생각했던 건 인식의 부재에서 기인했는지도 모른다. 몇 개월 전 아는 지인의 결혼식이 있었다. 조금 늦은 때 결혼한 이 부부의 결혼식은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성숙해진 두 사람의 만남은, 그저.. 2019. 9. 26.